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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남편 살해 고유정 구속송치..."치밀한 계획범죄"

신동원.홍창빈 기자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승인 2019.06.11 11:04:00     

경찰 수사결과 발표...살인.사체손괴.유기.은닉 혐의 적용
"시신 2차례 걸쳐 훼손...공범은 없는 것으로 판단"

전 남편을 살해한 후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것으로 드러난 고유정(36)의 범죄행각은 사전 치밀한 준비 속에 이뤄진 계획범죄로 결론이 났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제주동부경찰서는 11일 사건 수사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고씨를 살인 및 사체손괴.유기.은닉 혐의로 12일 구속 송치한다고 밝혔다.

고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8시부터 9시16분 사이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 A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범행 후 27일 오전 11시30분쯤인 펜션을 나올때까지 하루 동안 A씨의 시신을 훼손하고, 사체를 여러 곳에 유기한 혐의도 받고 있다.  

조사 결과 고씨 28일 오후 9시30분부터 9시37분까지 완도행 여객선에서 시신의 일부를 바다에 바다에 버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29일 경기도 김포시에 소재한 가족 명의의 아파트에 도착한 고씨는 이날 오전 4시부터 31일 새벽시간대까지 이틀에 걸쳐 집에 있던 예리한 도구를 이용해 시신의 남은 부분을 2차로 훼손하고, 이 시신을 종량제봉투에 담아 이틀 뒤인 31일 오전 3시13분부터 21분 사이 분리수거장에 유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씨가 시신의 2차 훼손을 위해 인천의 한 마트에서 방진복과 덧신, 커버링 제품 등을 구매한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다. 경찰은 고씨가 천장과 벽면에 피가 튀지 않도록 커버링 제품을 붙이고 방진복 등을 착용한 상태에서 시신을 훼손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 범행 수법은?

현재까지 경찰조사 결과 등을 종합해 보면, 전 남편인 A씨와 이혼한 뒤 다른 남성과 재혼해 충북 청주에 거주하고 있는 고씨는 지난달 18일 차를 갖고 배편으로 제주도에 온 후, 25일 아들(6)을 보여주겠다며 A씨를 제주시내 펜션으로 불러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신장 160㎝에 체중 50kg의 고유정이 180㎝에 80㎏ 상당의 건장한 체격의 전 남편을 홀로 제압해 살해할 수 있었던 이유와 관련해, 경찰은 전 남편에서 수면제를 먹인 후 잠이 든 상태에서 흉기로 살해한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전에 수면제 성분의 '졸피뎀'을 구매한 사실, 현자의 벽면과 천장에 있는 비산 혈흔 등을 토대로 종합한 결과 수면제를 먹어 반수면 상태에 있는 피해자를 최소 3회 이상 공격해 살해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또 "(피해자의 몸에서는) 방어흔은 있지만, 몸싸움 흔적은 없다"고 밝혔다.

◆ 피의자 특정 및 공범 여부는?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고씨를 피의자로 특정하게 된 경위와 관련해, A씨가 25일 펜션에 입실은 했으나 나가는 장면이 주변 폐쇄회로(CC)TV에서 확인되지 않는 점, 펜션 내부 감식 및 루미놀 검사 결과 혈흔 반응이 확인되는 점 등에 비춰 고씨에 용의점이 있다고 판단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지난 1일 고씨 주거지 주변에서 잠복하던 중 고씨가 쓰레기장에 버린 범행도구를 수거하고, 펜션에서 발견된 혈흔이 피해자의 것으로 확인돼 고씨를 긴급 체포했다.

이 과정에서 고씨가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흉기 등 증거품 89점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공범 여부와 관련해 경찰은 범행시간대 고씨의 휴대전화 사용내역, 범행도구 및 수면제 및 범행도구 구입 등 사전에 범행을 준비한 점, 체포시까지 동행인이 없었던 점, 여객선에서 혼자 시신 일부를 유기하는 장면이 확인되는 점 등으로 볼때 공범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 계획범죄 근거는?

경찰은 고씨가 범행 도구를 미리 준비한 점과 휴대전화 등으로 '니코틴 치사량' 등의 단어 등을 검색한 점 등에 미뤄볼 때 고씨가 살해부터 시신 훼손, 유기에 이르기까지 사전에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고씨는 경찰에 체포된 후 '계획 범죄'를 부인하며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경찰은 고씨가 범행을 하기로 마음 먹고 계획을 세우기 시작한 시점이 최소 범행 보름 전인 지난달 10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때부터 고씨가 인터넷 등을 통해 범행과 관련한 단어를 검색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부터 휴대폰 등으로 수면제 성분인 '졸피뎀' 단어를 검색한 것을 시작으로, 이후 '니코틴 치사량', 시신 유기방법 등 범죄와 관련한 단어를 검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5월 9일 아이의 교섭면접권 소송과 관련해 고씨와 피해자인 전 남편이 만나게 되는 상황이었다"며 "고씨는 이러한 일들이 현 남편과의 원활한 결혼 생활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 이후부터 범행과 관련한 계획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제주도에 오기 전인 지난달 17일 주거지인 청주 일대 병원.약국에서 졸피뎀 성분의 수면제를 처방받아 구매하는 등 범행도구를 구입한 점, 차량을 준비해 시신을 가져간 점, 범행 현장을 청소하고 시신을 훼손해 여러곳에 유기한 점 등에 비춰 계획범죄로 판단했다.

특히, 제주도에 내려와서는 범행 사흘전인 지난 22일 오후 11시쯤 제주도내 한 마트에서 표백제와 청소도구, 종량제봉투 등을 구매한 것으로 밝혀졌고, 범행 후 제주도를 빠져나가기 전에는 해당 마트에 다시 들러 남은 물품들을 환불받는 태연함도 보였다. 고씨는 환불받은 이유에 대해 "시체 옆에 있었던 물품이어서 찝찝해서 그랬다"고 진술했지만, 완전범죄를 노려 일상적인 일정을 이어나갔던 것처럼 보이기 위한 계산된 행동이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 범행 동기는?

고씨의 살해동기도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있다.

고씨는 경찰 조사에서 "A씨가 성폭행을 하려 해 대응 과정에서 살해하게 됐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경찰은 범행 수법을 미리 검색하고 도구를 준비한 점 등에 비춰 거짓 주장으로 판단하고 있다.

프로파일러 조사에서 고씨는 전 남편인 A씨와의 자녀 면접교섭 재판 등으로 재혼한 현재 남편과의 결혼생활이 깨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등 A씨의 존재로 인해 갈등과 스트레스가 계속될 것이라는 불안때문에 범행을 저질렀을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경찰은 고씨의 정신적 상태와 관련해, "관련기록상 피의자의 정신질환은 확인되지 않고 있고, 범행 과정에서도 면밀한 계획과 실행이 확인되며, 조사과정에서도 이상 징후를 느낀 사실이 없다"면서 정신질환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 박기남 제주동부경찰서장이 11일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 사건과 관련해 최종 브리핑을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박기남 제주동부경찰서장은 "사건을 검찰로 송치한 후에도 피해자의 시신을 발견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피해자와 유가족의 억울함을 풀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검찰과 협력해 증거를 보강하고, 엄정한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인천의 한 소각장에서 발견한 A씨의 뼈 추정 물체와 범행 현장에서 발견된 모발 등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또 고씨가 여객선에서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해경과 협조해 제주와 완도 사이 해상을 집중 수색중이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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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원.홍창빈 기자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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