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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문화재단 성추행사건, 처리 과정도 문제 투성이"

윤철수 기자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승인 2019.10.08 16:36:00     

인사위원회 결정 과정, 인사부서 부적절 개입의혹 제기
"인사부서, 행위자 안위 더 걱정...피해자에 2차 가해"

직원 회식 중에 발생한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가해자에 대한 징계수위 결정을 오락가락 번복해 신뢰성 논란을 샀던 제주문화예술재단의 인사부서가 인사위원회 결정 과정에서 부적절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재단 직원들은 8일 입장문을 내고 "지난달 18일 열린 제4차 인사위원회에서 전차 위원회의 결정을 번복해 중징계를 재의결했다"며 "그런데 이렇게 당연하고 상식적인 판단이 그동안의 시간과 에너지 소모 끝에 얻어질 수밖에 없었는가에 대해서는 참으로 참담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성희롱 고충사건의 처리과정 상의 문제를 제기했다.

문화예술재단 직원 성추행 사건이 발생한 것은 전체 직원 워크숍이 끝난 뒤 회식자리가 있었던 지난 7월 2일.

A씨는 고충처리위원회를 찾아 당시 식사를 마치고 갔던 노래주점에서 동료직원인 B씨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에 고충처리위는 재단측에 가해자 B씨에 대해 중징계 처분을 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재단 인사위원회는 이해못할 결정이 이어졌다.

한달만인 7월30일 열린 인사위원회에서는 '자료 보강 요구'라는 사유로 보류 결정이 내려졌다. 이어 2차 인사위에서는 정직처분의 '중징계' 결정이 내려졌는데, 3차 인사위원회에서는 가해자의 재심요구를 받아들여 규정에도 없는 '감경' 결정으로 경징계로 번복했다.

뒤늦게 규정위반 논란이 일자 지난달 이사장은 사과하고, 인사위는 4차 회의를 열어 다시 '중징계'를 내렸다. 

이번에 직원들이 발표한 입장문을 보면, 인사담당 부서는 인사위원회 결정 과정에서 피해자 보다는 가해자의 안위를 걱정하며 보호하는데 급급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들은 "회의록을 보면, 인사위원들이 행위자의 징계에 대해 논의할 때에는 행위자의 안위를 걱정하는 발언을 하는 등 부적절한 개입 정황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인사위원회의 간사역할을 맡는 인사담당부서에서는 성추행 행위자를 보호하려는 듯한 발언을 하고, 행위자 중징계 시 업무 공백을 우려하는 발언을 하는 등 피해자보다는 행위자의 안위와 신상을 더 걱정해 객관성과 공정성을 현저하게 저해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행위자 중징계를 해당부서의 업무공백으로 연관시킴으로써 성희롱 사건의 사건처리 본질을 훼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뿐만 아니라 고충처리위원회의 권한 및 자질을 문제 삼는 발언, 같은 직급이므로 직장 내 성희롱으로 볼 수 없다는 발언, 술에 취해 사리 분별이 어려운 상태였다는 등 주취감형 인정적 발언 등 직장 내 성희롱 문제에 대한 무지, 시대역행적인 성인지 감수성 발언도 이어졌다"고 밝혔다.

이는 피해자 중심이 아닌 '행위자 중심'의 사건처리라는 비판을 자초했다.

직원들은 "행위자에게 직접적으로 피해자에게 사과를 하면 징계양정에 참작된다는 조언을 해주고 행위자의 가정을 걱정하는 발언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 차례의 인사위원회로 끝낼 수 있었던 이 사건을 네 차례까지 끌고 오면서 행위자의 안위를 걱정하는 이는 많았으나 피해자의 안위를 걱정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며 "오히려 피해자는 조직으로부터의 보호는 커녕 무방비로 노출되어 2차 가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직원들은 "현재 행위자의 징계만 일단락이 됐을 뿐, 이사장과 인사담당부서로부터 과오를 인정하고 이를 뉘우치는 등의 진심 어린 사과를 받지 못했을 뿐더러 보상처리와 사태 수습 계획 및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 수립은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우리가 몸담고 있는 이 조직은 슬프게도 피해자에게 안전감을 주기는커녕 2차, 3차 가해를 가하고 있으며 결국 피해자는 극심한 스트레스로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기고 불면증에 시달리는 등 정상적인 생활이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며 재단측의 진정한 문제 해결 자세를 촉구했다.

이 입장문은 지난 7일 사내 전산망에 올리는 한편, 이사장과 인사담당 부서에 이메일로도 보내졌다고 밝혔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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